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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삼성그룹 계열사들 면접결과가 발표가 난 거 같다.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디스플레이 등 합격을 했다는 취뽀 인증이 SNS에 올라오고 나서야 나는 '아 상반기 취업이 이제 결과가 발표 났구나' 생각했다.

사실 나는 아직까지 상반기, 하반기도 헷갈리는 7학기를 마친 휴학생이다. 상반기 하반기 공채시즌 마다 내 또래 남자는 무조건 느끼게 될 감정이 무엇인가 하면 난 군대 갔다와서 아직 학교 다니는데 한해 두해 빠르면 3년 후배들이 취직을 먼저 할 때 느끼는 쟤가벌써?,초조함,부러움,등의 감정이다. 나는 여태 알바면접 말고는 이력서를 넣거나 면접을 본적이 없다. 인턴도 별 관심이 없고 애초에 취직에 관심이 없어진지 꽤 된거 같다. 생계유지만 목적인 일은 하기 싫기 때문이다. 일도 내가 하고싶은 일이 생기면 그때 취직을 할 계획이다. 지금은 그 일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인턴이 좋은 방법일 듯 하나 요즘은 인턴도 죽기살기로 해야 된다는 친구 말에 하고 싶은 직무가 생기면 인턴도 해보기로 맘 먹었다. 

이렇게 된 이유를 굳이 찾자면 '인간이 회사의 부품이라는 걸 보여준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즈'나 '다큐에서의 한국의 긴 노동시간', '드라마 속의 야근과 주말출근', '드라마-미생', '직장생활을 둘러 표현한 패러디', '상명하복 수직관계 군대식 기업문화', 등등을 꼽을 수 있겠다. 한국에서 일을 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고 워라밸도 좋고 생계유지도 되는 직장은 너무 이상적인가? 제때 퇴근하기 조차 쉽지 않다는 한국의 기업문화에서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거 같기도 하다. 인턴도 안 해보고 그냥 매체,주위에서 보고 들은 정보로만 한국의 모든 기업을 일반화 하는 비판도 있을 수 있겠으나 예외적인 경우말고 평균이 어디까지 와있는 가를 봐야 할듯하다. 당연히 안 그런 기업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요즘은 기업이 근로시간단축, 수평적 관계 등 기업문화를 개선하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이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수를 보았을 때 아직까지는 평균에도 미치지 못 할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은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직장을 다녀도 외국에서 다닐 거다.

내가 취준생이 된다면 뭐부터 해야 할지 숨이 턱턱 막힌다. 다들 어찌 그리 잘 알아보고 준비를 하는지 대단할 뿐이다. 이력서 준비를 하려면 일단 사진부터 넣어야하는데... 정장입고 파란색 바탕에 깔끔한 인상을 주려면 일단 정장을 사야한다. 아직 정장이 없다. 요즘은 그냥 옷도 머리도 합성을 해준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면접 볼때 정장을 입어야 하니 아무튼 필요한 거 중에 하나다. 

그전에 일하고 싶은 회사,분야, 부서를 정해야 하는데 이것도 만만치가 않다. 나에겐 뭔가 다 싫은 거 중에 제일 덜 싫은 걸 고르는 느낌이랄까...여하튼 골랐다 치고 자기소개는 어필하고 싶은 부분,경험을 잘 포장하면 될 듯하고 경력사항은 알바가 밖에 없어서 쓰기 좀 그렇고 자격증은...? 토익은 필수인가 언제 만료 된지 기억도 안 난다. 이것 저것 따려면 또 공부해서 이력서 한 줄 채우고 관련 경험을 쌓고 뭐 면접에 갔다고 치자. 첫 면접이니 떨리는 건 당연하고 알던건 생각도 안 나고 목소리는 떨리고 어버버 하게 되면 첫 시도 실패.. 이 과정을 반복하며 다시 서로 다른 자소서를 쓰고 여기저기 지원하며 짧게는 5개월 길게는 2년이 걸릴 듯 하다. 

그 동안 집에는 눈치보이고 여태 어딘가에 소속 되어 있다가 처음으로 자유인이 되었을 때 그 자유인은 '백수' '취준생'으로 불리며 불안감을 가지고 다시 어딘가에 소속되기를 열망한다. 그 기간 동안 마주할 수 많은 불합격과 지금 이게 맞나? 내가 맞게 하는 걸까? 라는 생각들, 아니면 과거에 이런 걸 할 껄 또는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등의 자기후회를 생각하면 지금 노력하고 있는 취준생,합격자분들 모두 너무 고생을 했고 고생 중이다. 

불합격이 지금껏 살아온 인생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불합격이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불합격이 나의 노력을 부정하는게 아니라는게 중요 할 거 같다. 

그냥 그 회사랑 맞지 않나보다 아님 운이 없어서 나보다 쪼금 더 적합한 지원자가 됬나보다 생각을 해야 할 듯하다. 구조적으로 일자리가 갈수록 적어지고 경쟁은 계속 치열해지는 건 사실이다. 이는 개인으로서는 어쩔 수가 없어 보인다. 다만 합격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장애물을 만날 때 모두들 자존감,자신감을 잃지말고 내탓만 하지말고 계속 도전하면 언젠가 '합격'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자신을 믿을 수 밖에 없다.

취준생도 아니고 그런적도 그럴 생각도 없는 내가 하는 소리라 나 역시 어떤 생각이 되냐면 말이 쉽지 막상 닥치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몇년 전 부터 생긴 '스펙'이라는 단어와 '헬조선', '단군이래 최고로 똑똑한 세대'는 지금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는 거 같다.


쉽지 않은 취업, 모두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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