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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독일을 떠난지 1년이 조금 넘은 시점 ,, 많은 일들이 일년전에 있었다.

한국에서 알바만 하면서 단조롭게 지내다 보니 그때가 문득 문득 그리워 같은 시기 스페인 말라가로 교환학생을 가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스페인 해변에서 태닝한 이야기, 서로 외국에서 느끼고 배운 경험들을 공유하곤 했다. 그러던 차에 블로그를 시작 하게 되었고 1년이 지났지만 한국을 떠나 독일에서 5개월 살고 귀국하기 까지의 과정을 한번 기록으로 남겨 보고자 한다.

이 글은 여정의 첫 시작이다.

안타깝게도 원래 처음부터 독일을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프랑스어에 관심이 많았고 프랑스로 가고 싶었으나 수업이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이루어져서 가지 못하고 유럽에서도 수업은 영어로 진행 하는 대학 중 1지망은 네덜란드 헤이그 대학이었다. 그 당시 헤이그 대학은 우리학교와 막 교류를 맺은 신설 교환학교여서 관심이 많았고 여타 다른 대학들의 커리큘럼과 수업을 살펴봤을 때 듣고 싶은 수업도 많았다. 또수도인 암스테르담도 가까우니 교통도 좋을 꺼라 생각 했다.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은 유럽 3대공항 중 하나이다. 나머지 두 곳은 파리 샤를 드골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다.)

모집인원은 단 2명이었고 지원기준은 토익 850이상인가? 그랬었던거 같다. 3명이 지원해서 (그 당시 3학년 2학기였다.) 내가 학년도 높고 성적도 괜찮으니 특별한 무리 없으면 뽑힐 것이라 생각 한것이 잘못이었다. 1학년과 2학년 여자애 두명이 뽑혔다. 면접에서 질문은 왜 네덜란드 헤이그를 가고 싶냐 , 가서 어떤 걸 하고 싶냐 정도 였고 특이하다고 생각 한 것은 통장 잔고를 물어 보았다. 그래서 그 당시 생활비를 다 쓰고 정말 통장에 0원이 있어서 솔직히 0원이라고 대답했더니 네덜란드는 비자 받는데 약 천만원이었나?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상당 금액을 증명을 하고 체류기간 동안 사용할 돈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 금액은 어떻게 충당하겠냐고 물었을 때 내 경쟁자들은 한학기 휴학해서 알바로 300 모았고 나머지는 알바와 부모님께 도움을 청하겠다고 착실한 대답을 하였고 나는 0원과 부모님에게 의존, 손해보고 있는 주식에서 500정도 있다고 하였다.

그 결과 당연히 탈락

지금 생각해도 너무 솔직하게 답한 것이 독이 된 거 같다. 바보처럼 굴은 면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거짓말 하는 성격은 아니라 그냥 다시 면접을 본다고 해도 달라 질 건 없는거 같다. 나중에 듣게된 소문이지만 많은 지원자 중에 선발을 해놓으면 나중에 가서 돈이 없어서 못간다고 빼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나보다 그러면 진짜 갈 수 있고 가고싶은 사람의 기회를 박탈한 셈이 되니 애초에 통장잔고를 묻는 이상한 질문도 하는 거 같다. 하여튼 4학년 1학기에 교환학생을 가려던 꿈은 무산이 되는 줄 알았으나 상심하고 있던 때에 독일에 뉘팅겐 대학 선발 인원이 미달이 되어 2차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미달이 된 이유는 이곳은 지원조건이 토익이 아니라 토플이여서 사람들이 지원을 잘 안 하는 거 같았다. 다행히 나는 여름 방학때 봐둔 기관토플 점수가 있어서 신청하게 되었고 1차 네덜란드 면접보다 조금 어렵지 않게 통과를 하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독일로 방향을 틀게 되었지만 영어 진행 수업이고 어차피 같은 유럽이니 뭐 네덜란드든 독일이든 기분이 좋았다. 훗날 따지고 봤을 때 네덜란드에 떨어진게 오히려 잘 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중에 나오는 이야기겠지만 암스테르담에 여행은 최악이었다...

한창 헬조선 탈조선 이야기가 나오고 나 역시 한국에 별로 살고 싶지 않았기에 유럽, 그 중에서도 유럽연합을 이끄는 리더격인 독일에 가서 살아본다는 사실에 너무 들떠 있었다. 준비를 할때도 한국을 떠날 때도 여자친구를 두고 간다는 사실 빼면 하나도 아쉽지 않았다. 

그까짓 한식 좀 안 먹고 빵만 먹어도 행복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가기전에 독일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다. 기술강국,벤츠,아우디,포르쉐의 나라, 행보관이 애용하는 보쉬 전동드릴을 만드는 곳, 맥주, 옥토버페스트, 2차세계대전, 유럽의 리더 정도가 내 머릿 속에 독일 했을 때 떠올랐다. 물론 지금도 독일에 대해 잘 설명하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전문가도 아니다.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베를린 같은 도시에 산 것도 아니기에 더더욱 어떤 것을 독일의 일반적인 모습이라 주장하기엔 무리가 있고 내가 경험한 내용들이 보편적일 수도 있겠지만 일부에 국한 되는 이야기 일 수도 있음을 감안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흔히 외국 생활을 하고 돌아왔을 때 자주 하는 질문이나 받는 질문은 그 나라 어때? 그 나라 이렇다던데 진짜로 그래? 정도 인데 이런 질문들은 한국만 생각해도 각 시도 별로 사투리와 성격이 다르고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다른데 일반화 시키기에는 조심스럽다. 

요즘 나오는 한국 사는 외국인들을 보면 보편적인 부분들을 잘 캐치하여 많은 놀라움과 재미를 주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훨씬 넓고 큰 세상을 설명하기엔 나와 많은 사람들의 경험이 보편적일 것이라곤 생각을 안한다. 나의 경험이 곧 그 나라 전체에 적용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럴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되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고 생각한다.

그 오류의 대표적인 질문이 미국이나 특정나라를 그냥 서양이라고 뭉뚱그려서 이야기 하기도 한다. 서양에서 그렇지 않나? 서양사람들은 그렇다고 하던데? 이것 보다 더 심한 질문은 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를 그냥 '외국'으로 퉁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외국사람들은 ~~ 외국은 ~~ . SNS에도 보면 외국은 어쩌구저쩌구 하는 사람들 되게 많다. 한 국가에서 최소 10년 살았으면 인정하지만 저렇게 일반화 시켜서 이야기 하는 사람 중에서는 별로 없을 듯 하다. 미국 같은 연방정부는 더 더욱 한 주가 거의 한 국가로 봐도 되기 때문에 이야기 할때 미국사람들은 ~~~가 아니라 세부적으로 캘리포니아면 캘리포니아 사람들이라고 정해주는게 맞지 않나 싶다.

서양문화권 나라들이 얼마나 많고 다양한 문화가 있으며 반대로 우리 역시 동양문화권 안에 정말 다양한 문화와 나라가 속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서양'사람들이 보기엔 동남아나 중국이나 한국이나 인도나 모두 불교문화권이고 동양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멀리 볼 것도 없이 한중일만 놓고 봐도 어떤 외국인이 중국 상하이를 방문 후 돌아가서 동양은 어쩌구저쩌구 설명을 하게 된다면 우리 역시 어이가 없을 것이다 얼마나 중국과 한국이 다른데... 

이는 모두 거리에 따른 상대방의 대한 의도치 않은 무지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미국인과 캐나다인이 구별이 잘 안되고 프랑스인과 독일인이 잘 구별이 안되듯이 외국사람들도 한중일 구별이 잘 안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살면서 얼마나 그 나라를 자주 접하고 생활에 영향을 주고 받는 정도에 따라 다른 것이다.

나 역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경계하고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는 편이나 불쑥 찾아오는 일반화는 어쩔 수가 없는 듯하다. 변명을 좀 하자면 인간이 매사에 모든 정보를 단순화 시키지 않고 항상 이것저것 따져보며 처리를 하게 된다면 많은 생각을 해야 될 것이고 귀찮을 것이고 시간이 많이 들것이라고 본다.

여하튼 이렇게 선발되었고 다음 글에서는 준비과정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모두들 Ci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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